Ronnie Cummins and Ben Lilliston, Derailing the Biotech Express: US & Global Activists at the Crossroads, Campaign for Food Safety News #20, July 14, 1999. (『시민과학』 9호, pp. 22-28에 수록)
 

생명공학 급행열차 탈선시키기:
기로에 선 미국과 전세계의 활동가들
 

로니 커밍스 & 벤 릴리스톤
 
 

"향후 5년 내에 미국 농작물 수출의 거의 100%가 유전자변형이거나 대량의 유전자변형된 생산물과 혼합될 것이다... 유럽인들은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찾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전자변형 생산물을 받아들이는 데 절대적인 두려움을 갖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한 공포는... 우리가 현재 직면한 단 하나의 거대한 무역상의 위협이다."
― 미 재무성 차관 후보 스튜어트 아이젠스타트(Stuart Eizenstart)의 미 상원 증언(1999.6.29)


하나의 유령이 몬산토(Monsanto)와 유전공학 거대기업들의 회의실을 배회하고 있다. 서유럽과 인도에서의 유전자조작(GE) 식품과 작물에 대한 대규모의 대중적 저항 ― 영국에서의 놀라운 풀뿌리 캠페인을 선두에 내세운 ― 은 현재 북미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유럽에서는 유전공학 다국적기업의 양대 산맥인 노바티스(Novartis)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농업 생명공학 분야에서 함께 발을 뺄 것이라는 풍문이 나돌고 있다. 만약 북미와 일본에서 대규모의 생명공학 반대 캠페인이 불붙고 제1세계와 제3세계의 활동가들 사이에 연대와 협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농업 생명공학의 '멋진 신세계'는 단명할지도 모른다. 여기에 더해 특정 영역의 경제엘리트들에게 더욱 많은 걱정거리를 안겨주는 것은, 몬산토와 여타의 생명공학 강경파들 ― 미국 정부와 무역담당 관리들을 포함하는 ― 이 시민들에게는 "입닥치고 프랑켄슈타인 식품이나 먹으라"고 강요하고 농부들에게는 자신들의 불임("Terminator" and "Traitor") 종자들을 파종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더욱 극단적인 조치들로 전환함에 따라, 무역전쟁과 부수적인 손실이 나타나 GATT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심대하게 침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식품안전 캠페인 뉴스』 이번 호에서는 먼저 지난 몇 달간에 걸쳐 유전자조작의 최전선에서 나타났던 몇몇 주요한 성과들을 요약할 것이다. 이어 점점 성장하고 있는 전세계의 생명공학 반대 운동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여 분열시킴과 동시에 미국 내에서의 논쟁을 질식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 정부와 생명공학 산업측이 꾸미고 있는 계획에 특히 초점을 맞출 것이다. 먼저 지난 90일간의 몇 가지 주요 성과들을 보자:

* 6월 24일, EU의 환경장관들은 GE 식품 혹은 작물의 새로운 승인에 관한 3년간의 모라토리엄에 해당하는 법적 조치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모라토리엄은 2002년에 보다 엄격한 EU의 안전 규제가 만들어질 때까지 유효할 것이다. 유럽에서는 1998년 4월 이래 단 한 건의 GE 식품에 대한 승인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우리는 사실상 모라토리엄 상태였고, 지금 그것이 공식화된 것이다"라고 EU 집행위원회 대변인 피터 요르겐슨(Peter Jorgenson)은 『다우 존스』 지의 기자에게 말했다. 반면에 유럽의 강력한 생명공학 산업 단체인 유로파바이오(EuropaBio)는 모라토리엄을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린피스 대변인 루이즈 게일(Louise Gale)은 장관들의 결정이 "올바른 방향으로의 명백한 진전"이었다고 말하고, 이는 유럽 시민들이 보여준 "식품과 농업에서의 유전자조작 유기체(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GMOs)에 대한 전면적 거부"를 인식한 결과라고 논평했다. 미국 무역대표부의 찰렌 바셰프스키(Charlene Barshefsky)는 EU에서의 유전자조작 승인 과정이 "완전히" 붕괴해 버렸다고 불만을 토로하면서, 백악관이 WTO에 대한 공식 제소를 통해 경제적 보복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EU의 결정은 유럽 대륙을 가로지르는 대규모의 풀뿌리 운동이 태동하는 와중에 나온 것으로, 이 풀뿌리 운동은 그동안 유럽의 주요 슈퍼마켓 체인, 패스트푸드점, 식품 생산회사, 동물 사료회사 등이 유전자조작 식품과 식품첨가물의 자체적인 사용중지를 선언하도록 자극해 왔다.

* 5월 17일, 회원 수 115,000명의 저명한 단체인 영국의사협회(British Medical Association, BMA) ― 미국의 전미의사협회(AMA)에 해당하는 ― 는 생명공학 식품(bioengineered food)의 가능한 독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보다 "독립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선언하면서 유전자조작 식품과 작물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요구하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BMA는 테스트도 되지 않고 표시도 하지 않은 유전자 식품(gene-foods)의 상품화는 인간에게 새로운 알레르기 및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의사들은 유전자조작 식품과 유전자조작되지 않은 식품의 "실질적 동등성(substantial equivalence)" 개념 ― "표시 필요없음(no-labelling)"과 "시장 출하전 안전성평가 필요없음(no pre-market safety-testing)"이라는 미국 정부의 입장에 법적 근거를 제공하는 ― 은 과학적으로 잘못되었으며 "유전자조작 식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측하지 못한 종류의 유전자간 상호작용"을 무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BMA 보고서는 이미 흔들리고 있던 생명공학 산업에 파문을 일으켰으며, 세계 곳곳에서 주요 언론의 지면을 장식하였다. 미국 상원의 영향력있는 의원들은 즉각적으로 영국의사협회 보고서를 공격했다. "몬산토 출신 상원의원"으로 종종 알려지기도 했던 미주리 주 공화당 상원의원 존 애쉬크로프트(John Ashcroft)는 『워싱턴 포스트』 지에 기고한 글에서, "자신들의 보호무역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이런 식의 연구들 뒤에 숨는 것은 유럽연합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EU를 격렬하게 비난했다. BMA의 대표인 윌리엄 애스처(William Asscher) 경은 6월 16일, 공익기관인 환경언론협회(Environmental Media Services)의 후원으로 마련된 워싱턴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할 기회를 가졌으며, 이는 폭넓게 보도되었다.

* 유전자조작 작물의 환경적 위험을 부각시킨 올해의 가장 극적인 이야기는 『네이처』 지 5월 20일자에 발표된 코넬대학 과학자들의 실험결과로, Bt-옥수수에서 나온 꽃가루가 제주왕나비(Monarch butterfly)에 독성을 나타낸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언론은 제주왕나비에 "곤충세계의 아기사슴 밤비(Bambi of the insect world)"라는 별칭을 붙이고, 이 곤충에 대해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고 표제 기사로 크게 보도하였다. 이는 미국에서 수백만 에이커에 걸쳐 유전자조작 작물이 이미 재배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그동안 언급되지 않았던 손상이 환경과 생명체에 이미 가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특히 미국인들에게) 일깨워 주었다. 몬산토와 생명공학 산업측은 그 연구가 야외가 아닌 실험실에서 수행된 연구라고 불평하면서 제주왕나비 이야기를 평가절하하려 했지만, 최근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과학자들이 Bt-옥수수가 재배되는 들판 인근에서 수행한 연구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여 주었다<www.pme.iastate.edu/info/monarch.htm>. 언론보도로부터의 압력에 직면하여 미 농무성 장관 댄 글릭먼(Dan Glickman)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소비자들에게 먹을 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 확실히 생명공학에 대해 제기되는 의문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의문들에는 답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당국은 제주왕나비 이야기에 대응하여, 유럽에서 이미 승인되었던 Bt 작물들은 이제 재검토되어야 하며 경우에 따라 승인이 철회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린피스는 몇몇 Bt 작물들에 대해 EU가 승인을 취소하지 않는다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Bt-제주왕나비 논쟁은 유전자조작된 Bt-작물이 풀잠자리와 무당벌레와 같은 이로운 곤충을 죽이고 유용한 토양미생물을 죽이며 토양의 비옥도를 손상시키고 곤충을 잡아먹는 새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최근의 다른 연구들에 뒤이어 나온 것이었다.

* 런던의 『타임』 지는 4월 15일자 기사에서 벌이 유전자조작 꽃가루를 연구자들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먼 거리인 4킬로미터 이상의 거리까지 퍼뜨릴 수 있다는 과학적 연구에 관해 보도했다. 지구의 친구들(Friends of the Earth)의 애드리안 비브(Adrian Beeb)는 영국에서 거의 모든 농부들의 경작지가 잠재적인 유전자 오염의 위험에 빠져 있다는 점을 이 연구가 시사한다고 지적하고, 점점 더 많은 지지를 얻어 가고 있는 5년간의 모라토리엄 요구를 영국 정부가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사이언스』 지에 실린 또다른 최근 논문(Science 284: 965-67)은 Bt 독소에 대해 저항성을 갖는 유럽 조명충나방이 이 특성을 열성이 아닌 우성 형질로 퍼뜨릴 수 있으며, 그 결과 이러한 Bt 저항성 곤충은 (특히 Bt 작물 재배지 근처에 마련된 '피난처[refuge]'에서) 이전에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증가율로 번식하여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유전자조작되지 않은 Bt 스프레이를 살충제로 사용하는 것의 효과를 급격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 유전자조작되지 않은 Bt 스프레이의 사용은 전세계적으로 유기농 및 화학비료를 적게 사용하는 농부들에게 가장 중요한 긴급 해충 구제 수단이다.

* 라운드업 레디 대두(Roundup Ready soybean, RRS)에 대해서는 저명한 과학자 찰스 벤브룩(Charles Benbrook) 박사가 최근 인터넷에 정보를 올렸는데<http://www.biotech-info.net/>, 이는 몬산토의 유전자조작된 RRS를 재배하는 농부가 전통적인 비(非)유전자조작 대두를 재배하는 농부들에 비해 현격하게 낮은 수확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압도적이고" "논박할 수 없는" 증거를 보여 준다. 벤브룩는 또한 RRS나 Bt 종자가 살충제 사용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예측은 기껏해야 과장된 것 ― 농부들은 다른 제초제보다 라운드업을 적게 사용하지만, 이것은 라운드업이 화학적으로 더욱 강력하기 때문일 뿐이다 ― 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사기라고 경고했다. 벤브룩과 다른 저자들이 자신들의 책 『기로에 선 해충 관리 Pest Management at the Crossroads』<http://www.pmac.net/>에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살충제 사용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유기농이나 지속가능한 농업관행(윤작, 간작, 이로운 곤충, 다양한 작물 재배, 수동식/기계식 잡초제거, 자연적인 생물-살충제 등을 포함하는 통합적 해충 관리)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영국의 『뉴 사이언티스트』 지 7월 10일자에는 최근 공개된 미 농무성의 유전자조작 작물에 관한 데이터를 다룬 기사가 실려 있는데, 이는 제초제 저항성 작물과 Bt 작물이 고수확을 가져오지도 않고 살충제 사용을 줄이지도 않는다는 벤브룩와 다른 이들의 분석을 근본적으로 재확인시켜 준다. 『뉴 사이언티스트』 지의 커트 클라이너(Kurt Kleiner)에 따르면, "유전자조작 작물로 전환한 대부분의 미국 농부들은 전통적 품종들을 재배하는 농부들과 별 다를 바 없는 수확량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또한 비슷한 양의 살충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생명공학 옹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록펠러 재단의 이사장인 고든 콘웨이(Gordon Conway)는 몬산토 사가 취하고 있는 우격다짐식의 전략과 '터미네이터 기술'의 개발이 유전공학에 대한 대중의 위험한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난 6월 말 몬산토 측에 경고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콘웨이는 몬산토 사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는 터미네이터 기술을 포기하고 유전자조작 식품의 표시에 반대하는 행위를 그만두라고 단호하게 말했다고 한다. 분석가들은 록펠러/몬산토 논쟁이 점차적으로 우려와 회의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 대중에게 유전공학을 어떻게, 얼마나 빨리 강요할 수 있을 것인가를 놓고 지배엘리트 내에서 균열이 점차 생겨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지적했다.

* 윤리 및 독성 센터(Center for Ethics and Toxics)<http://www.cetos.org/>의 마크 라페(Marc Lappe) 박사는 다른 두 명의 과학자들과 함께 Journal of Medicinal Food에 동료 과학자들의 심사를 거친 연구논문을 7월 1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몬산토의 RRS 대두는 통상적인 대두에 비해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파이토에스트로겐(phytoestrogen) ― 유방암, 심장 질환, 골다공증에 대한 자연적인 방어기작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진 ― 의 함량이 12-14% 낮다. 예상대로 몬산토는 라페의 주장을 격렬하게 부인했다. 몬산토는 이전에 생명공학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담은 라페와 브릿 베일리(Britt Bailey)의 책 『곡물에 반하는 Against the Grain』의 출판을 막으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다.

* 기록적인 양의 몬산토 라운드업 제초제가 라운드업 레디 대두와 캐놀라, 옥수수, 면화에 계속해서 살포되고 있는 가운데, 저널 Cancer에 최근(1999.3.15) 실린 논문은 라운드업의 주요 성분인 글리포세이트와 암의 일종인 비-호지킨 림프종(non-hodgkin's lymphoma)간에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제초제인 글리포세이트는 1998년 한 해만도 전지구에 112,000톤 이상이 살포되었다. 작년에 재배된 유전자조작 작물의 71%가 라운드업과 같은 제초제에 저항성을 갖도록 조작된 것이었다.

* 영국 Farmers Weekly의 7월 2일자 기사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옥수수 수매 업체인 아처 대니얼스 미드랜드(Archer Daniels Midland) 사와 A.E. 스테일리(A.E. Staley) 사가 유럽에서 판매가 승인되지 않은 유전자조작 옥수수는 더 이상 사들이지 않겠다고 발표한 후,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옥수수를 재배하는 농부들의 20% 가량이 승인되지 않은 유전자조작 옥수수 종자를 종자상에게 돌려보냈다.

* 보험 잡지인 『포스트』 지 5월 6일자에서 보험업계의 거두 시그나 인터내셔널(Cigna International)의 매니저인 마운스 풀런(Maunce Pullen)은, 보험 회사들이 유전공학 회사들에 대한 보험 정책을 공표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 보도록 권고했다: "과거에 석면이나 PCB, 그리고 여타의 '기적과도 같은' 생산물들에 대해 우리가 경험했던 바들은 우리가 그것에 노출되었을 때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갖기 전에 그 쟁점에 뛰어드는 것이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음을 우리에게 경고해 주고 있다."

* 로마에서 열린 GATT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Alimentarius)는 6월 30일, 논란이 되고 있는 유전자재조합 소 성장호르몬(recombinant Bovine Growth Hormone, rBGH or rBST)이 인간에게 안전하다고 보증하는 것을 다시한번 거부했다. 이는 몬산토와 미국 정부에게 있어 상당한 타격을 주었다. "오늘 표준을 설정하는 것을 거부함에 따라, Codex 위원회는 rBGH의 안전성에 관해 국제적 과학자 사회에서 아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였으며, 우유 공급에 rBGH의 첨가를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각국 정부가 결정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인지시켰다"라고 미국 소비자연맹 산하 소비자정책연구소 소장인 진 할로란(Jean Halloran)은 논평했다. 이와 관련해 인도 정부 당국은 대중적 압력에 직면해 rBGH의 수입을 금지하였고, 뉴질랜드에서는 풀뿌리 조직들의 강한 반발로 몬산토 상품의 배급회사인 엘리-릴리(Eli-Lilly)가 rBGH를 시판하겠다는 요청을 철회하였다. 점차로 증가하고 있는 과학적 증거들은 현재 미국 젖소의 5%에 투여되고 있는 몬산토의 유전자조작 rBGH가 인간 ―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뿐만 아니라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 과 동물 모두에게 심각한 건강상의 위험을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6월 21일에 브라질 연방법원은 몬산토의 라운드업 레디 대두를 2000년 8월 이전에는 브라질에서 재배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몬산토는 브라질 정부가 GMOs의 안전성 기준과 표시제를 규정할 규제조치와 법규를 만들 때까지 유전자조작 종자를 시판할 수 없게 되었다. 7월에 런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브라질 농업국 관리들은 영국과 유럽 시장을 위해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유기농 및) 비(非)유전자조작 작물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 영국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유럽에서 점점 더 많은 주요 슈퍼마켓 체인, 식품 생산회사, 동물 사료회사들이 대두를 수입하기 위해 미국 ― 유전자조작된 대두와 조작되지 않은 대두를 계속 혼합해서 수출하고 있는 ― 이 아닌 브라질 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실은 미국 농부들과 백악관을 놀라게 했는데, 그 이유는 미국의 농작물 수출이 이미 위기를 맞고 있으며 작년 이래 수출 총액이 이미 14% 감소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산 대두의 판매로 농부들이 벌어들인 대금은 계속 떨어져 27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미국의 대두 수출 총액은 38%만큼 감소하였다. 뿐만 아니라 EU 대중이 유전자조작 옥수수를 거부하는 바람에 미국은 지난 2년 동안 유럽에 대한 옥수수 수출에서 4억 달러의 손해를 보았으며, 캐나다의 경우는 캐놀라(유채) 때문에 5억 달러 이상을 손해보았다. 미국과 캐나다가 겪고 있는 이런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북미의 곡물과 유채의 주요 구매자인 일본이 대중의 압력 때문에 유전자조작되지 않았음이 보장된 캐놀라와 대두를 구하기 위해 호주, 프랑스, 브라질 및 그 외 다른 나라들로 구매선을 바꾸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몬산토 캐나다의 최고경영책임자인 레이 모울링(Ray Mowling)은 4월 14일 캐나다 곡물협회에서 유전자조작된 "프랑켄슈타인 식품(Frankenstein foods)"에 대한 전지구적 논쟁이 증가하고 "GMO 반대자들의 전략이 계속해서 성공을 거둘" 경우 이는 농업 생명공학에 대한 주요한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 소비자로부터의 압력이 점차로 증가하고 Bt-제주왕나비 논쟁에 관해 언론에서 비중있게 보도하는 상황에 직면해, 일본 정부관리들은 6월 중순, 안전성 평가를 위한 기준이 확립될 때까지 농업 생산에서의 Bt 작물 승인을 유보한다고 공표했다. 일본의 농업산림수산성(MAFF)은 또한 올해 말까지 대부분의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해 의무적 표시제가 필요한지의 여부를 확실히 결정할 예정이다 [8월 초에 의무적 표시제를 도입하기로 이미 결정이 내려졌다  ― 역주]. 『식품안전 캠페인 뉴스』 지난 호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일본에서 식품 안전과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한 대중적 우려는 지난 3년간 상당한 정도로 증가해 왔다. 최근 Codex 위원회의 국제회의에서 일본 정부관리들은 유전자조작 식품에 "표시가 필요없다"는 미국측의 주장을 지지하는 것을 거부했다. 일본은 자국에서 소비하는 옥수수의 87%, 대두의 77%를 미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생명공학 산업측의 관점에서 가장 끔찍한 악몽 중 하나는, 일본과 아시아의 유전자조작 반대 활동가들이 연대하여 우리가 지금 유럽과 인도에서 목격하고 있는 것과 같은 대규모 운동을 조직하는 것이다. 일본은 미국 곡물 수출량의 30-40%를 구매하는 세계 최대의 곡물 수입국이며, 한국과 대만을 합치면 거의 일본의 수준에 육박하는 양의 곡물을 수입하고 있다.

* 쿠바,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베네주엘라의 활동가, 비정부기구(NGOs), 정부 관리들은 6월 중순에 에콰도르에 모여, 남미 국가들은 유전자조작 식품과 작물이 야기할 수 있는 위험을 낮추기 위해 생명안전성 기제에 관한 합의에 도달해야만 한다고 단언했다. 에콰도르의 환경단체인 생태주의 행동(Accion Ecologica)에서 파견된 생물학자인 엘리자베스 브라보(Elizabeth Bravo)는, 표시도 되어 있지 않고 테스트도 되지 않은 유전자조작 식품들이 이미 아르헨티나와 미국으로부터 에콰도르와 남미의 다른 나라들로 들어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브라보는 『인터프레스 뉴스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전자조작 식품으로 인해 인간과 환경의 건강에 어떤 변화가 생겨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브라보는 또한, "농부들은 상업적 경쟁에서 뒤쳐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단일 농장으로부터 유전자조작된 종자를 구매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식품의 안전을 누가 보장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쿠바 출신의 생명안전성 전문가인 오르펠리아 로드리게즈(Orfelia Rodriquez)는 남미에서 꾸준히 커져 온 표시제에 관한 합의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각국 정부들은 유전자조작 기술의 이용에 따른 위험을 대중에게 알려야만 하며, 자신들이 무엇을 소비하고 있는지를 소비자들이 알 수 있도록 그런 상품에 대한 표시제를 의무화해야 한다."

*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7월 2일, 멕시코에서 구입한 수백 파운드의 유전자조작 옥수수 종자를 멕시코 보건당국에 전달했다. 이는 멕시코 정부가 유전자조작 옥수수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멕시코로 유입된 수입 옥수수에 유전적으로 변형된 DNA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멕시코는 옥수수 종자의 다양성의 측면에서 세계적인 중심지이며, 과학자들은 멕시코의 많은 옥수수 품종들에 대한 "유전자 오염(genetic pollution)"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결코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 없는 옥수수 생식질(germ plasm)의 원천에 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해 왔다. 그린피스의 행동은 주요 언론에 보도되었으며, 최근에 보도된 Bt-제주왕나비 이야기 ― 제주왕나비는 겨울을 나기 위해 멕시코로 이동한다 ― 와 함께 멕시코 대중에게 유전자조작 식품과 작물의 위험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다.

* 30여 개 이상의 미국 비정부기구와 소비자단체들 ― 처음으로 전국 규모의 환경단체들이 포함된 ― 은 생명공학 반대 입장을 담은 모임을 개최하고 전화 회의에 참석하고 기자회견이나 항의집회를 조직하는 등의 활동을 시작했다. 7월 말에는 미국의 모든 주요 생명공학 반대 집단들과 재단 기부자 집단이 참가하는 중요한 모임과 전략회의가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취』 지의 빌 램브레히트(Bill Lambrecht)가 쓴 5월 30일자 기사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비영리재단 중 많은 수가 미국에서 유전공학에 대한 대규모의 대중인식 캠페인을 촉진하기 위해 공익기관들에 상당한 재정적 지원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 국제기술영향평가센터(International Center for Technology Assessment, ICTA)<http://www.icta.org/>와 생물보전연합(Alliance for Bio-Integrity)<http://www.bio-integrity.org/>은 유전자조작 식품과 작물에 대한 의무적 표시제와 안전성 평가를 요구한 1998년 5월의 소송이 계속 진행되는 가운데, 그 일환으로 지금껏 발표되지 않았던 연방 식품의약국(FDA)의 문서들을 입수했다. 이 문서들은 심지어 FDA 소속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1992년에 FDA가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해 발표한 "표시 필요 없음"과 "안전성 평가 필요 없음" 정책을 놓고 심각한 견해차이가 있었음을 보여 준다. 생물보전연합의 스티브 드러커(Steve Druker)의 말을 들어 보자: "FDA의 내부문서에 따르면, FDA의 관리들은 DNA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 식품들이 통상적인 식품의 경우와는 다른 위험을 수반할 수 있다고 되풀이해서 경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고는 상층부 관료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무시되었고, 생명공학에 의해 만들어진 식품을 자연적인 식품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현재 FDA의 정책을 만들어낸 것은 바로 이 상층부 관료들이었다. 이러한 증거는 자신의 정책이 과학에 근거한 것이라는 FDA측의 주장과 모순될 뿐만 아니라, FDA가 미 식의약품법(Food, Drug and Cosmetic Act)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왜냐하면 FDA는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이 안전하다고 대체로 인정했다는 전제 하에서 사전검사 없이 유전자조작 식품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 국제기술영향평가센터의 법률대리인인 앤드류 킴브렐(Andrew Kimbrell)과 조 멘델슨(Joe Mendelson)에 따르면, 연방법원은 FDA가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한 시장 출하 전 검사와 표시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할 것을 법적으로 요구받고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 (아마도 1999년 말까지는) 판단을 내릴 것이다. 아울러 연방법원은 FDA가 관장하고 있는 유전자조작 식품에 관한 미국의 전반적인 규제체제가 환경적 영향에 관한 내용을 포함해야 하는지의 여부도 결정할 것이다. ICTA에서 작성한 모든 법률 소장은 7월 12일이 지난 직후 인터넷에 올려질 예정이다<www.icta.org>.

식품안전 캠페인(Campaign for Food Safety, CFS)이 워싱턴에 갖고 있는 전문적 소식통에 따르면, 클린턴 행정부와 생명공학 산업 기구(Biotechnology Industry Organization)는 상황에 대해 점점 더 걱정을 하고 있다고 한다. 『케미컬 앤 엔지니어링 뉴스』는 5월 31일자 기사에서, 몬산토 사의 규제담당 임원인 토머스 닉슨(Thomas Nickson)이 "이제 수출용 유전자조작 작물의 표시제는 불가피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케미컬 앤 엔지니어링 뉴스』에 의하면, 카길(Cargill)이나 아처 대니얼스 미드랜드와 같은 거대 곡물유통업체들 역시, 현재 혼합되어 수출되고 있는 작물들은 조만간 분리되어 표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미 농무성(USDA)은 수출용 유전자조작 식품에 표시를 붙이자는 아이디어를 아직 승인하지 않았지만, 빌 램브레히트가 쓴 6월 27일자 기사에 따르면 미 농무성은 빠르면 10월경부터 발효될 예정으로 새로 입안된 연방 유기농 표준이 생명공학 제품을 경계하는 소비자들의 걱정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새로운 표준에서는 "미 농무성 보증 유기농(USDA Organic)"이라고 표시된 식품에는 유전자조작 첨가물의 사용을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바꿔말해, 유전자조작 식품을 원치 않으면 유기농 제품을 사먹으라는 것이다.

유전자조작 식품의 지지자들은 유럽연합과의 무역 분쟁을 피하고, 일본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곡물 수출시장에서 유전자조작 논쟁이 지나치게 달아오르는 것을 막고, 또 미국 내에서 심각한 논쟁과 조직화된 반대운동이 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생명공학 제품에 대한 표시제 전선에서 적어도 약간의 양보는 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생명공학 산업측은 지난 10년간의 소비자 여론조사를 통해서 미국인의 80-90%가 의무적 표시제를 지지하며, 식품에 명확한 표시가 이루어진다면 60% 가량이 유전자조작 생산물을 기피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또한, 미국에서 아직 논쟁이 많지 않은 이유는 소비자들의 거의 절반 가량이 시장에 유전자조작 식품이 아직 나와 있지 않다 ― rBGH로 만들어진 유제품을 제외한다면 ― 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정부와 산업측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조직인 국제식품정보위원회(International Food Information Council)가 수행한 1999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의 47%가 시장에 아직 어떠한 종류의 유전자조작 식품도 나와 있지 않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한 풀뿌리 행동과 대중적 논쟁의 증가가 임박해 있다는 위험신호가 늘어나자, 클린턴 행정부는 그들이 대중의 우려에 기꺼이 응대한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 백악관 특별위원회는 올해 말 유전자조작 식품 표시제의 전망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하나의 가능한 선택은 산업체의 자발적인 표시제이다.

* 국립과학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Science)는 최근 유전자조작 종자와 유전물질의 소유권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생명공학을 검토하는 과정을 계획하기 위한 모임을 가졌다. 아카데미의 심사위원회는 또한 Bt 작물의 잠재적 위험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 미 농무성은 25명으로 구성된 생명공학자문위원회를 부활시켰다. 여기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시민 구성원, 그리고 생명공학에 대한 비판자들이 포함될 것이다. 이 자문위원회는 올 가을에 첫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 미 농무성 장관 댄 글릭먼은 7월 13일,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유전자조작 논쟁에 관해 다소 모호하면서도 회유적인 내용의 연설을 했다. 그는 여기서 생명공학 거대기업들과 식품 회사들은 소비자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하고,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한 자발적인 표시제를 도입할 것을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우리는 소비자들을 당연한 존재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일단 재배만 해 놓으면 소비자들이 알아서 찾아오겠지'라는 식의 마인드는 곤란하다"라고 글릭먼은 말했다. 글릭먼은 또한, 미국의 규제 절차를 개혁하고 잠재적인 환경과 보건상의 문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약속했다. 7월 13일의 연설은 『뉴욕 타임즈』, 『유에스에이 투데이』, 『월 스트리트 저널』에 대서특필되는 등 상당한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생명공학 로비집단은 보다 완화된 전국적 유기농 표준 ― 특히 유전자조작, 방사선 조사(照射), 독성 폐기물의 사용을 배제한 ― 을 제안함으로써 미국의 유기농 소비자들을 달랠 수 있다고 믿고 있음이 분명하다. 만약 이를 넘어 미국의 전반적인 생명공학 논쟁이 걷잡을 수 없는 정도까지 이른다면, 그들은 산업체의 부분적이고 자발적인 표시제를 기꺼이 받아들이려 할 것이다. 백악관과 유전공학 거대기업들은 수출에 있어서 유전자조작 식품의 분리와 표시제를 시행함으로써 유럽인들과 아시아인들을 회유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 유전자조작 작물과 식품성분이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깨닫게 되면 반대 기세가 수그러들거나 이를 숙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 동안 그들은 GATT, 세계은행, IMF, OECD, 그리고 여타의 산업 단체와 생명공학에 친화적인 조직들을 이용해 전지구적 무역 협약과 투자 정책을 다시 작성함으로써, 개별 국가가 더이상 유전공학 ― 그리고 통제에서 벗어난 여타의 기술들 ― 에 대해 엄격한 통제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청에 응답할 능력을 갖지 못하도록 만들 것이다. 우리가 접한 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에서는 만약 일이 잘못되는 경우에 식품에 일반적이고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만든 표시 ― "이 식품에는 유전자조작이나 방사선 조사된 성분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와 같은 식의 ― 를 붙이는 것을 가능한 방안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한다. 물론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미국과 전세계의 활동가들은 장기간의 투쟁을 위해 준비해야만 한다. 전투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