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까지만 해도 과학은 소수의 과학자들이 개인적인 흥미와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행하는, 다수 대중과는 별반 상관없는 활동이었다. 과학과 기술 사이의 연관은 아직 미약했고, 과학 활동은 사회에 썩 유용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심대한 해악을 끼치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용인받았다. 과학에 대한 사회 일반으로부터의 지원은 거의 없었고, 과학자들은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서, 혹은 개인 후원자(patron)의 도움에 의지해 연구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했다.

20세기로 접어들면서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정치인을 비롯한 일반대중은 과학이 지닌 '힘'과 '쓸모'를 발견하였다. 과학의 산물은 사회 일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과학자들은 놀랍고 신기한 힘을 지닌 존재로 존경을 받거나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이었다. 과학은 새롭고 더욱 파괴적인 살상무기와 그에 맞서는 방어장치들을 만들어내 전장(戰場)에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이를 통해 일반대중은 과학이 특정 목표를 향해 조직될 때 갖게 되는 힘을 생생하게 체험했다. 1차대전기의 독가스와 잠수함 탐지장치 연구, 2차대전기의 레이다 연구와 원자폭탄 연구 같은 것이 이를 보여준 대표적인 예이다.

세계 최초로 원자탄을 개발한 미국의 맨해턴 프로젝트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과학사에 중요한 한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이는 과학이 가진 힘을 극적으로 보여주어 대중의 과학 인식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을 뿐 아니라, 전후 거대과학(Big Science)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또한 이 사건은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의제를 과학자 공동체에 본격적으로 제기한 계기가 되었고, 이로부터 과학자들의 평화운동과 사회운동 움직임이 자라났다. 맨해턴 프로젝트는 2차대전 중에 시작되었지만, 그것의 단초가 되는 과학적 성과들은 이미 20세기 초에 나타났다.
 

특수상대성이론과 핵과학의 등장
 

흔히 '기적의 해'라고 불리곤 하는 1905년에 스위스 베른 특허국 직원이던 26세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이라고 불리게 될 획기적인 이론 틀을 발표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구상하게 된 배경에는 이전까지의 물리이론이 지닌 내적 모순을 해결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그는 등속도로 움직이는 관찰자에 대해 물리법칙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이른바 '갈릴레오 상대성'이 모든 물리현상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9세기 말에 영국의 제임스 맥스웰이 집대성한 전자기 현상에 대한 설명은 갈릴레오 상대성과 부합하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 년간 노력했고, 결국 시간이 관찰자에 따라 상대적인 것이라는 관념을 받아들이면 모순이 사라진다는 결정적인 인식 전환을 해내었다. 이에 따라 시간, 질량, 길이와 같이 뉴튼 물리학에서 절대적인 것으로 간주되던 물리량들은 관찰자에 따라 상대적인 물리량으로 새롭게 이해되었고, 이러한 관계를 수학적으로 표현한 '로렌츠 변환식'을 적용하면 종전의 물리 이론이 지닌 모순을 해결할 수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발견을 1905년 6월에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동역학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그런데 이 논문에서 미진한 부분을 뒤늦게 알게 된 그는 같은 해 9월에 원 논문에 대한 보충 논문을 발표하게 되는데, 이 논문에서 E=mc²이라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공식이 등장한다. 이는 곧 질량과 에너지는 등가이고 서로 변환될 수 있으며, 이 둘 사이의 관계는 빛의 속도의 제곱이라는 무지무지하게 큰 숫자에 의해 매개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꿔말해 질량은 에너지를 엄청나게 '압축'한 물리량으로서, 아주 작은 질량을 가진 물체도 이를 변환하면 대단히 큰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까지만 해도 질량과 에너지가 서로 변환되는 물리과정에 대해 과학자들은 전혀 아는 바가 없었으므로 아인슈타인의 기념비적인 공식은 순전히 이론적인 영역에 남아 있었다.

한편 거의 같은 시기에 프랑스와 영국의 과학자들은 원자의 구조와 물리적 상태를 규명하려 하는 핵과학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특히 영국의 어니스트 러더포드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이뤄냈다. 그는 1898년에 토륨에서 나오는 방사선이 한 종류가 아니라 여럿이라는 사실을 알고 여기에 α, β, γ선 등의 이름을 붙여 준 최초의 과학자였고, 1902년에는 방사선을 내뿜는 원소(토륨)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원소(나중에 토륨의 동위원소로 밝혀졌다)로 바뀌는 원소변환(transmutation) 현상을 발견했다. 더 나아가 그는 1919년에 질소 원자핵에 알파 입자(헬륨 원자핵, He²⁺)을 충돌시켜 산소 원자를 만드는 인공 원소변환 실험에 성공했다. 이처럼 어떤 원소로부터 다른 새로운 원소를 만들어낸 그의 실험은 금이 아닌 금속으로부터 금을 만들어내려 했던 고대 이래의 꿈이 마침내 실현되었다는 의미에서 '현대판 연금술'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알파 입자를 이용한 원소변환 실험은 알파 입자와 포격 대상이 되는 원자핵이 모두 양(+)전기를 띠고 있어 전기적 반발력 때문에 충돌시키기가 매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1932년 러더포드의 제자였던 제임스 채드윅은 그때까지 알려져 있던 양자, 전자 외에 제3의 아(亞)원자 입자인 중성자를 발견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의 단초를 제시했다. 중성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었으므로 원자핵에 충돌시켜 원소변환을 일으키기에 이상적인 성질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과학자 엔리코 페르미는 1934년부터 로마에서 주기율표상의 거의 모든 원소들에 대해 중성자를 이용한 원자핵 포격 실험을 체계적으로 수행했다.
 

핵분열 현상과 연쇄반응의 발견
 

페르미의 중성자 포격 실험은 파리의 이렌느 퀴리 팀과 베를린의 오토 한-리제 마이트너 팀의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특히 원자번호 92로 당시까지 주기율표상에서 가장 무거운 원소였던 우라늄에 주목했다. 페르미는 우라늄을 중성자로 포격하면 원자번호 93인 새로운 초우라늄 원소가 생성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었다. 그러나 1938년에 이렌느 퀴리는 우라늄의 중성자 포격에서 우라늄보다 훨씬 가벼운 란탄(원자번호 57)계 원소가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 사실에 주목한 베를린의 오토 한과 프리츠 슈트라스만은 1938년 12월에 우라늄을 중성자로 포격한 후 나오는 반응 생성물에 대해 정밀한 화학 분석을 해보았다. 그 결과 그들은 우라늄의 중성자 포격에서 원자번호 56인 바륨이 생성된다는 믿을 수 없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일견 말도 안되는 것처럼 보였다. 2백 개가 넘는 양자와 중성자가 모여 만든 우라늄의 거대한 원자핵이 중성자 한 개에 의해 거의 반으로 쪼개진다는 것은 마치 유리창을 뚫고 들어온 야구공이 집을 반으로 쩍 갈라놓는 것만큼이나 일어날 법하지 않은 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한은 이 사실을 당시 나찌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스웨덴으로 망명해 있던 동료 마이트너에게 알리고 이론적인 설명을 요청했다. 마이트너는 조카인 오토 프리쉬와 함께 이 문제를 곰곰히 생각해 본 후, 우라늄 원자핵이 중성자 포격을 받고 바륨과 크립톤으로 쪼개지며 이 때 생기는 질량 결손(양자 질량의 1/5 정도)은 200MeV(2억 전자볼트)에 해당하는 막대한 에너지로 방출된다는 결론을 얻어냈다(U₉₂ + n → Ba₅₆ + Kr₃₆ + E). 알기쉽게 비유하자면 우라늄 원자핵 하나가 깨질 때 나오는 에너지가 눈에 보이는 모래알 하나를 폴짝 뛰어오르게 하는 데 충분할 정도의 크기였다(참고로 우라늄 1그램에는 대략 2.5×10²¹개의 원자핵이 있다).

이 발견은 이내 독일과 영국의 전문 학술지에 실렸고, 당시까지만 해도 그리 규모가 크지 않았던 물리학 공동체 내에서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이내 그것이 지닌 엄청난 의미를 알아차렸다. 마침내 33년 전 아인슈타인이 예견했던, 물질 속에 압축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시킬 수 있는 물리반응 ― 핵분열(nuclear fission) ― 이 발견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또하나의 가정이 필요했다. 만약 중성자 하나가 우라늄 원자핵 하나를 분열시키고 만다면, 많은 수의 원자핵을 분열시키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수의 중성자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핵분열 반응 자체에서 두 개 이상의 여분의 중성자('2차 중성자')가 나온다면 이들이 인근의 우라늄 원자핵 두 개를 분열시키고 거기서 다시 네 개의 여분의 중성자가 나오고... 하는 과정을 반복해 추가적인 중성자 투입 없이도 반응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며 지속될 것이다. 이에 따라 물리학자들의 관심은 2차 중성자의 존재 여부에 쏠렸고, 1939년 3월에 프레드릭 졸리오와 레오 질라드가 각기 독립적으로 2차 중성자의 생성 사실을 밝혀 냄으로써 이제 연쇄반응(chain reaction)의 가능성 여부는 의심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물리학자들은 대략 80차례의 핵분열 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경우 우라늄 덩어리 1kg(골프공보다 크기가 더 작은)은 대략 TNT 2만톤에 해당하는 위력을 갖고 폭발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원자탄 개발 계획의 진행
 

1939년 8월,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전쟁이 터지자 나찌를 피해 미국과 영국으로 망명했던 과학자들은 핵분열 현상이 발견된 곳이 나찌 독일의 심장부인 베를린이었다는 점에 대해 주목했고, 만약 핵분열 연쇄반응을 이용한 폭탄이 히틀러의 수중에 들어간다면 전세계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빚어질 거라고 걱정했다. 이 중 질라드와 유진 비그너 같은 일부 과학자들은 역시 미국으로 망명와 있던 아인슈타인을 움직여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이러한 사실을 경고하는 편지를 쓰도록 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전 후 2년 동안 폭탄 연구와 그에 대한 지원은 지지부진했다. 단시간내에 폭탄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상당수 과학자들이 여전히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상황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1941년 가을에 미국 정부로 전달된 일명 '모드 보고서'였다. 영국의 과학자들이 작성한 보고서는 우라늄 235를 가지고 핵분열 폭탄을 만드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아울러 이 해에는 또다른 핵분열 물질로 쓸 수 있는 원자번호 94인 새로운 원소 플루토늄이 글렌 시보그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에 자극받은 미국 정부는 진주만 습격이 있기 하루 전인 1941년 12월 6일에 원자탄 개발 계획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1942년 6월부터 원자탄 개발 계획은 미 육군이 관장하게 되었고 '맨해턴 공병 지구(Manhattan Engineering District)'라는 암호명이 붙었다. 프로젝트 전체의 책임은 미 공병대 출신의 레슬리 그로브즈 준장이 맡게 되었다. 그는 천연 우라늄 광석을 충분히 확보하려 노력하는 한편으로, 핵분열 물질인 우라늄 235와 플루토늄을 임계질량(핵분열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최소 질량) 이상으로 수집하기 위한 대규모 설비 마련에 착수했다. 엄청난 자금을 들여 테네시 주 오크리지에 우라늄 235를 천연 우라늄에서 분리 농축하는 거대한 공장들을 여럿 지었고, 워싱턴 주 핸퍼드에는 우라늄 핵반응을 일으키는 원자로와 핵반응 생성물에서 플루토늄을 분리해 내기 위한 엄청나게 큰 공장들이 들어섰다. 아울러 그는 최종 폭탄 설계 및 조립을 책임질 과학자로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선정했고, 1943년 3월부터는 오펜하이머의 조언에 따라 폭탄 설계 연구를 수행할 외딴 연구소를 뉴멕시코 주의 황량한 고지대인 로스앨러모스에 건설했다. 로스앨러모스에는 여러 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을 포함한 3천여 명의 과학자들이 모여 폭탄의 내부 구조를 설계하고 핵분열 물질의 임계질량을 계산하는 연구에 밤낮없이 몰두했다.

모두 2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소모한 맨해턴 프로젝트는 1945년 7월 16일에 뉴멕시코 주 사막 한가운데의 트리니티 실험장에서 인류 역사상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 때쯤에는 이미 독일이 전쟁 기간 내내 폭탄 연구에서 별반 진전을 보지 못했고 실제 폭탄 제조에는 전혀 근접하지도 못했다는 사실이 수 개월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폭탄의 투하 목표는 태평양전선에서 아직 완강하게 버티고 있는 일본으로 돌려졌다.

일본에 대한 원자탄 투하 계획의 추진은 상당한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독일과는 달리 일본은 원자탄을 만들어낼 능력을 결핍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고, 이미 일본은 해군과 공군력을 거의 잃어 저항할 힘을 사실상 상실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시카고에 있던 질라드와 제임스 프랑크 같은 과학자들은 폭탄을 일본에 떨어뜨리는 대신 제3국의 참관 하에 무인도에 실험해 일본의 항복을 유도하고, 동시에 전후 핵무기의 국제적 통제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들은 원자탄의 제조에 관한 사항이 결코 비밀이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고, 따라서 머지않아 미국의 핵독점이 깨지면 위험천만한 무한 군비경쟁의 시대가 도래할 거라고 우려했던 것이다(이러한 우려는 1949년 소련이 원자폭탄을 개발하고 뒤이어 미국과 소련이 1952년과 1955년에 그보다 수천 배 더 큰 위력을 가진 수소폭탄을 개발하는 데 각각 성공함으로써 이내 현실로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의견에 동조했던 사람들은 소수였다. 오펜하이머를 비롯한 로스앨러모스의 과학자들 대다수는 자신들의 과학 연구의 성과를 알리고 싶은 생각에서, 프로젝트를 책임진 그로브즈 장군과 육군 장관 헨리 스팀슨은 20억 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예산 심의도 받지 않고 써버린 것을 의회에 변명하기 위해서, 트루먼 대통령과 제임스 번즈 국무장관은 일본에 조속한 승전을 거두어 극동에서 소련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각각 원자탄 투하에 찬성했다. 결국 1945년 8월 6일에는 히로시마에 '리틀 보이'라는 이름의 우라늄폭탄이, 8월 9일에는 나가사키에 '팻 맨'이라는 이름의 플루토늄폭탄이 각각 투하되었다. 두 도시에서 그해 말까지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이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방사능의 후유증으로 고통받게 되었다. 8월 15일 일본이 무조건 항복함으로써 2차대전은 종말을 고했다.
 

맨해턴 프로젝트가 남긴 것들
 

일본에 대한 원자탄 투하 후 환호한 과학자들도 있었지만, 상당수의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느끼고 괴로와했다. 오펜하이머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번민과 죄의식을 고백했고, 트루먼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는 "각하, 제 손에 피를 묻혔습니다"라며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1949년에 그는 열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수소폭탄 개발에 반대 의사를 밝혔고, 1954년 기밀취급권이 박탈되어 모든 공직에서 물러났다.

전후 과학자들은 시카고를 중심으로 원자과학자연맹(이후 미국과학자연맹으로 개칭)을 만들고 <원자과학자회보>를 발간해 핵무기의 국제적 통제와 핵확산 방지를 위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아인슈타인은 세상을 뜨기 직전인 1955년 7월에 철학자 버트랜드 러셀과 함께 인류 절멸의 위기를 경고하고 핵전쟁 회피를 호소한 러셀-아인슈타인 선언을 발표했고, 이는 1957년 '과학과 세계문제에 관한 퍼그워시회의'가 출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처럼 원자탄의 개발은 과학자의 사회적·도덕적 책임이라는 중대한 의제를 과학자 공동체에 던져 주었다.

아울러 맨해턴 프로젝트는 이전까지의 과학 실천에서 벗어나 원자탄 제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수천 명의 과학자들이 체계적으로 협동 연구를 수행하는 전례를 만들어 전후의 거대과학 연구가 모방할 수 있는 모델을 제공했다. 거대과학의 흐름은 초대형 입자가속기를 이용한 고에너지물리학 연구, 인간을 달에 보내기 위한 아폴로 계획, 그리고 1980년대 이후에는 허블 우주망원경, 인간게놈 프로젝트 등으로 현재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출전: <OK논구술.net> 2005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