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OPIA: 노동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는 곳
 

로버트 하워드
 
 

"기술 연구실(technical laboratory)" ― 문 앞에는 이렇게 씌어 있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벽에는 정교한 도해(圖解)가 붙어 있다. 한쪽 구석에는 회전식 슬라이드 영상이 VDT 크기의 화면에 비춰지고 있는데, 그 속에서는 워크스테이션의 작동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수행되고 있다. 다른 구석에선 한 사람이 신문의 사진과 표제(headline), 기사들을 동시에 단말기의 화면에 띄워놓고 편집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옆에서 그의 작업을 관찰하던 다른 한 사람은 노트에 뭔가를 적으면서 "인터페이스(interface)"의 질은 어떤지, 기계의 "느낌(feel)"은 어떤지에 대해 간혹 작업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첨단기술을 이용한 컴퓨터 생산회사에 있는 연구 부서를 보여주는 한 장면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소는 스톡홀름에서 정부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스웨덴 노동생활 센터(Swedish Center for Working Life)에 속해 있는 것이다. 단말기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스웨덴 그래픽 노동조합(Swedish Graphics Workers Union)에 속해 있고, 그의 협력자는 스웨덴 왕립기술연구소(Sweden's Royal Institute of Technology) 소속의 컴퓨터과학자이다. 이 노동자와 과학자는 모두 UTOPIA 프로젝트라고 알려진, 흥미로운 기술개발 실험의 참가자들이다.

UTOPIA는 "숙련노동자들의 관점에서 본 훈련, 기술 및 제품(training, technology, and products from a skilled worker's perspective)"의 스웨덴어 약자이다. 3년 동안 400,000달러의 공공기금을 투여한 이 연구노력은, 두 종류의 상이한 사회집단을 서로 연결시켰다: 한편은 스웨덴과 덴마크의 여러 기관들에서 일하는 시스템 설계자들, 컴퓨터과학자들, 노동효율 전문가들이고, 다른 한편은 활동가들과 5개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신문산업과 인쇄산업에 종사하는 120,000명의 인쇄공(printer), 식자공(typographer), 석판인쇄공(lithographer)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 대표들이다.

1981년 이래로, UTOPIA 프로젝트의 참가자들은 새로운 작업장 기술의 설계에서 노동조합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규정하기 위해 작업해 왔다. 이들의 목표는 직무에 요구되는 기능(skill), 노동의 질, 그리고 제품의 질에 대해 노동자들이 지니는 사회적 가치(social values)를 인쇄산업에 도입된 새로운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속으로 반영시킬 수 있도록 노동조합을 돕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 노동자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그것이 작업장에 도달하기 이전에 형성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했다.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노조가 신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가장 널리 퍼진 고정관념(stereotype)은, 노동자들이 제한적인 작업규칙, 생산제한 행위(feather-bedding), 그리고 심지어는 기술변화 그 자체에 대한 러다이트적(Luddite) 저항을 통해서 새로운 기술에 반대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비록 노조들이 종종 신기술의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그것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대부분의 미국 노조들은 경영자측의 신기술 계획안을 일단 수용하고 나서 신기술의 도입으로 생겨난 생산성 증가로부터 얼마만큼을 분배받을 것인가를 놓고 단체협상을 벌이는 방식을 채택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다음의 두 가지 근본적인 이유 때문에 현재 변화하고 있는 듯하다. 먼저 컴퓨터는 세기 초에 대량생산 조립라인이 도입된 이래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정도로 노동을 변화시켜 가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기술적 변화는 세계경제의 심대한 재구조화의 결과로 대부분의 선진산업국가들에 국제경쟁의 심화와 실업율의 제고가 나타나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일어나고 있다.

그 결과, 노동조합들 ― 먼저 유럽에서, 그리고 보다 완화된 형태로 미국에서도 ― 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극소전자공학혁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현재 진행중인 노동의 컴퓨터화는 피고용인들의 숙련과 작업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 신기술이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영향에는 무엇이 있는가? 어떻게 노동자들은 컴퓨터혁명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훈련을 받을 수 있는가?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한 질문으로) 급격한 기술적·경제적 변화의 결과 회사와 노조간의 전통적인 권력관계는 어떻게 다시 형성되는가?

이러한 쟁점에 대한 노조의 적극적 대응이 가장 많이 진전된 곳은 스칸디나비아 지역이다. 1960년대 후반 노르웨이에서 시작되어 70년대에는 덴마크와 스웨덴으로 번져 나간 일련의 활동에서, 오슬로에 있는 노르웨이 컴퓨터 센터(Norwegian Computing Center)나 스웨덴 노동생활 센터와 같은 정부출연기관에서 나온 기술전문가들은 노조 대표들과 함께 신기술이 노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으며, 그 문제들에 대처하는 현실적인 노조의 전략을 정식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행동 연구(action research)" 프로젝트는 스칸디나비아 전역에 걸쳐 금속가공 작업장, 화학약품 정제공장, 철도수리 작업장, 보험회사, 소매상, 신문사 등 여러 곳으로 퍼져 나갔다. 이들은 재빨리 대중교육 운동의 형태를 취했다. 노동자들은 기술을 (노동생활의 다른 측면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학자들도 그들이 설계한 기술이 작업현장의 사람들에게 갖는 함의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전문직업이 갖고 있는 전제들과 그 방법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 연구가 노동자들로 하여금 기술변화에 대한 회사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여한 점일 것이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에서 이 프로젝트는 "기술협약(technology agreements)"으로 알려진 새로운 종류의 단체협상 메커니즘을 이끌어 냈다. 기술협약은 새로운 기술시스템을 구입하거나 설계하려는 회사의 모든 계획에 대해 지역노조가 사전에 알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부여했고, 노조 스탭을 선임하여 모든 기술적 문제에서 노동자들의 이해관계를 대표할 수 있도록 했다. UTOPIA는 신기술에 대처하기 위한 스칸디나비아 노동조합의 일련의 시도들 중 가장 최근의 것을 보여 준다: 즉, 기술 그 자체의 설계에 대해 노동조합의 영향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UTOPIA는 인쇄산업에 초점을 맞추었다.
 

컴퓨터는 인쇄를 어떻게 변형시켰는가
 

인쇄는 전통적으로 전형적인 장인적 숙련 산업(craft industry)으로 여겨져 왔다. 로버트 블론더(Robert Blaunder)는 1964년에 자신이 쓴 사회학의 고전인 『소외와 자유 Alienation and Freedom』에서, "장인적 기술과 유리한 경제적 조건, 그리고 강력한 노동조직과 전통"의 결합이 어떻게 인쇄노동자들에게 "오늘날의 산업노동자들 사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자유와 노동과정에 대한 통제"를 가져다 주었는지를 묘사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컴퓨터화된 문자입력(text-entry), 식자(typesetting), 지면배치(layout) 등이 도입됨으로써 인쇄산업 전체와 그 속에서의 노동자의 역할은 모두 변형되었다. 이와 동시에 특히 신문사들은, 텔레비전이나 대량으로 살포되는 "일간 광고지(daily shopper)" 등과 같이 새로이 등장한 광고매체들과의 격렬한 경쟁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러한 기술변화가 가져온 영향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일자리 수의 변화이다. 미국에서 인쇄산업에 고용된 생산직 노동자들의 수는 1970년대를 통해서 50,000명 정도 줄어들었다. 또한 컴퓨터와 원격통신 기술의 발달로 말미암아 기업들이 작업 장소를 노조조직률이 높고 상대적으로 고임금인 북동부의 도시 지역으로부터 다른 지역의 노조 없는 인쇄공장으로 옮기는 것이 더 손쉬워졌다.

[감원을 피해] 작업장에 남은 인쇄노동자들은 그들이 가졌던 자율성과 창조성의 면에서 심대한 변화를 경험했다. 컴퓨터화된 시스템의 키보드, 터미널 화면, 소프트웨어 등은 모두 새로운 기능(skill)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노동자들은 여러 세대 동안 "그들 자신의" 것으로 여겨 왔던 산업에서, 작업도구를 다루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훈련을 받기 위해 자신들이 고용주나 컴퓨터 회사에 의존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갑자기 발견하게 되었다. 컴퓨터화는 또한 직무의 정의를 둘러싼 갈등을 야기시켰는데, 스칸디나비아의 인쇄노동자들은 축구경기의 은유를 빌어 이를 "미드필드를 장악하기 위한 투쟁"이라고 곧잘 부르곤 했다.

그러한 변화는 종종 기술 그 자체가 내포한 가능성으로부터 도출되는 것이기도 하다. 기자들은 이제 자신들이 취재해 온 이야기를 컴퓨터 시스템에 곧바로 쳐 넣을 수 있게 되었는데, 이 컴퓨터 시스템은 식자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많은 숙련 식자공들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경우에 기술은, 본질적으로 노동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지에 관한 관리상의 결정들인 사항을 [마치 기술적인 것인 양] 은폐하는 연막과 같은 구실을 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화된 지면배치 시스템의 도입 결과, 몇몇 신문사들은 노조에 가입한 [숙련]인쇄노동자들로부터 다른 피고용인들에게로 작업을 이전시킬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화는 또한 인쇄노동자들의 작업에 보다 미묘한 변화를 가져왔다. 납 활자의 시대에는 숙련된 장인들이 기사, 표제, 사진 제판, 광고 등 페이지 전체를 편집부에서 제공한 대강의 스케치에 따라 금속에 맞추어 만들어 내었다. 조판 노동자들이 "그것에 직접 손을 대었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낸 디자인의 질을 손쉽게 판단할 수 있었다.

납 활자가 종이에 의해 대체됨과 동시에, 노동자들의 작업도 문자열들을 종이 마분지에 오려붙이는 것으로 바뀌었다. 비록 이런 과정을 통해 지면들이 어느 정도 세부적인 깔끔함을 잃긴 했지만, 조판 노동자들은 보다 쉽게 지면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재배열하고 평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컴퓨터화가 도입되면서, 조판 노동자들이 [자신이 구성하는] 지면과 맺는 관계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초기의 시스템들은 지면배치 작업을 극히 추상적인 것으로 만들었으며, 이 중 어떤 것들은 여전히 터미널 화면에 전체 페이지를 보여 주지 않고 있다. 초기의 시스템들은 페이지에 특정한 형태와 공간을 만들도록 컴퓨터에게 지시하는 코드를 입력하는 동안, 노동자들이 페이지 전체의 이미지를 머리 속에 갖고 있어야만 했다. 보다 최근의 시스템들은 화면에 표제, 기사, 사진들을 나타내는 빈 상자를 보여 준다. 그러나 실제의 그림이나 텍스트를 가지고 작업하지 않기 때문에, 조판 노동자들은 여전히 페이지 디자인의 질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건 말하자면 눈을 가리고 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죠"라고 UTOPIA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스웨덴 석판인쇄공 말테 에릭슨(Malte Ericsson)은 말한다.

스칸디나비아의 인쇄노동자들은 새로운 컴퓨터 기술이 그들의 노동 경험의 질뿐만 아니라 생산물의 질까지도 떨어뜨렸다고 주장한다. 전통적으로, 유럽의 신문들은 미국의 그것에 비해 볼 때 디자인에 훨씬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 왔다. 그들은 더 높은 질의 인쇄용지를 사용하고, 보다 다양한 문자체를 쓰며, 더 많은 색깔과 그래픽, 특수한 사진을 사용한다. 그러나 노동조합들의 주장에 따르면, 컴퓨터화는 표준화를 가져왔다 ― 즉, 단일한 문자체와 단조로운 디자인에 바탕을 둔 상자 모양의 "미국식" 스타일에 좀더 가까워진 것이다. 그 궁극적인 결과는 시각적인 흥미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가 컴퓨터화의 피할 수 없는 결과인 것은 아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 USA Today』같은 신문을 한 번 보기만 해도 최첨단의 기술이 어떻게 신문 디자인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스칸디나비아 인쇄공 노동조합에 따르면, 오로지 자동화에만 몰두하고 있는 많은 신문사들은 노동자들의 기능에 기초한 자율성뿐만 아니라 그래픽 디자인의 몇몇 근본적인 원칙들까지도 제거해 왔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대안
 

인쇄산업에서의 기술변화에 대한 이러한 우려들은 많은 나라에서 적대적인 과정을 불러일으켜 왔다. 1963년 뉴욕 시의 신문 파업과 1975년의 『워싱턴 포스트 Washington Post』의 분규는 신기술의 도입 때문에 빚어진 사건이었다. 또한 많은 수의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을 기술변화의 부정적 결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덜 공격적인 수단에 의지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노동측이 협상을 통해 "원터치 자동조판(single key stroking)" ― 기자들이 컴퓨터에 직접 쳐 넣은 텍스트가 자동적으로 조판되는 기술 ― 에 대한 금지를 이끌어내기도 하였다. 그래서 기자들이 터미널에서 기사를 작성한 후에는 반드시 종이 사본을 만들어야 했다. 그런 후에 노동조합에 속한 식자공이 그 사본을 다시 컴퓨터화된 조판 시스템에 다시 쳐 넣었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서 이러한 대립은 다른 경로를 취했다. 인쇄공 노동조합이 다른 나라에서의 그것과 유사한 보호적인 조치들을 위해 협상해 온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그들은 행동 연구 프로젝트에 참가한 경험을 통해 그러한 접근법이 기껏해야 버티는 행위(holding action) 이상은 되지 못하리라는 점을 깨달았다. 말테 에릭슨의 말을 빌어 보자: "진정한 쟁점은, 어떻게 우리가 단 하나의 직업집단(occupational group)도 그들의 전문직으로부터 완전히 배제되는 일이 없도록 보장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대안을 제시해야만 했습니다."

기술의 설계에 갈수록 더 많은 중요성이 부여되고 있는 이유를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대규모 인쇄회사와 신문사들이 나름의 독자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라고 노르웨이 그래픽 노동조합(Norwegian Graphics Workers Union)의 위원장인 군나르 코카스(Gunnar Kokaas)는 말한다. "그들은 우리의 전통적인 노동협약들을 침식할 것으로 생각되는 새로운 설비를 개발하기 위해 기술제공자들(vendors)에게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역시 연구개발(R&D)에 뛰어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종류의 숙련과 노동조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마도 이런 방식을 통해 우리가 기술제공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요."

스칸디나비아 노동조합들은 이미 좀더 제한적인 방식으로 이러한 접근을 시도해 본 적이 있었다. 1970년대에 그들은 최초로, 장시간의 VDT 작업으로 인한 신체의 긴장을 줄이기 위해 엄격한 "인간환경공학적(ergonomic)" 기준을 적용하도록 VDT 생산회사들에게 강제했다. 그 결과 1980년대 초반이 되면,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컴퓨터 회사들은 세계에서 가장 인체공학적인 터미널들을 생산하게 되었다. 이 회사들은 또한 그러한 설계 기준을 지지하는 가장 강력한 주창자가 되었으며, 그 속에서 볼보(Volvo) 자동차의 엄격한 안전성 특징과 유사한, 잠재적인 경쟁상의 우위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러한 접근을 통해] 노동조합은 전체 VDT 시장을 위한 일련의 표준들을 확립할 수 있었다. UTOPIA는 인쇄산업 전체의 기술에 대해 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UTOPIA의 컴퓨터과학자들은 최근의 기술적 진보들이 숙련된 인쇄노동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예컨대, 강력한 새 소프트웨어는 인쇄된 페이지를 터미널 화면에 원본과 같이 정확하게 나타내 줄 수 있었다. 이러한 기술은 이전에 조판 노동자들이 수작업을 통해 유지했던 즉각적인 피드백(feedback)을 전자적으로 가능하게 해 준다. 그러한 가능성은 인쇄노동자들의 전통적인 자율성과 작업에 대한 통제를 회복시켜 줄 수 있다. 컴퓨터는 이전에 사람들에 의해 행해지던 작업을 단순히 "자동화하는" 것이 아니라 인쇄노동자의 디자인 기능(skill)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UTOPIA의 책임자(director)인 펠레 엔(Pelle Ehn)의 말처럼 "숙련 그래픽 노동자들을 위한 진보적 도구"가 될 수 있다.

컴퓨터를 하나의 도구로 보는 것은 또한, 새로운 기술시스템이 개발되는 과정을 [과거와는] 다르게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기술]설계자들은 노동과정에 대한 고도로 추상적인 모형을 생각한 후, 이 모형을 새로운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끼워맞추려 한다. [이 과정에서] 시스템을 사용하는 노동자들은 종종 자동화의 수동적 대상일 뿐인 위치로 전락하고 만다. UTOPIA의 목표는 인쇄노동자들이 수백년 동안 축적한 전통과 직업적 지식을 설계 과정의 중심에 두는 것이었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 어떤 종류의 것이며, 실제 작업과정에서 그 기술이 어떻게 자신들을 보조할 것인지를 결정함에 있어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었다.

이것은 과거 인쇄노동자들에 의해 수행되었던 행위들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펠레 엔이 말했듯이, "노동자들이 납 활자를 사용했을 때, 그들은 그것을 거꾸로, 또 뒷면에서도 읽는 기능을 습득해야만 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보호하고자 하는 기능일까요?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UTOPIA는 역동적인 페이지 디자인을 창출해 내는 인쇄노동자들의 능력을 유지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야말로 새로운 기술로 옮겨갈 때 파괴하지 말아야 할 유형의 기능일 것입니다."라고 엔은 말한다.

UTOPIA를 조직한 집단은 새로운 기술에 관한 인쇄노동자들의 요구를 정교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에게 직접 그것을 사용해 볼 기회를 주는 것이라는 점을 프로젝트 초기에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UTOPIA는 컴퓨터화된 인쇄작업장을 따로 세울 만한 자금이 없었기 때문에, 프로젝트 팀은 차선을 택했다―즉, 페이지 조판 과정을 보다 정교하게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처음에 참여자들은 페이지 조판의 단계들에 대한 세밀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스티로폼과 합판으로 만들어진 간단한 모형(mockup)과 종이에 그린 도해를 사용했다. 나중에 프로젝트 팀은 슬라이드 영사기를 구입하여 컴퓨터 터미널을 나타내는 스크린에 조판중인 이미지들을 비춰 볼 수 있게 되었다. 슬라이드들의 순서를 재배열함으로써 이들은 조판 과정을 조직하는 상이한 방식들을 시험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에 이 연구실은 실제 컴퓨터 워크스테이션을 얻었는데, 여기에는 견본이 될 만한 몇몇 지면배치 기능이 프로그램되어 있어서 프로젝트 팀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작업의 조직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정교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인쇄노동자들이 서로 다른 접근들의 장점과 단점들에 대해 토론하는 동안, 기술 스탭들은 그 각각의 실현가능성에 대해 조언을 주었다.
 

기술적 절충안의 개발
 

UTOPIA 프로젝트 작업이 이러한 범위에 머물러 있었더라면, 그것은 아마 흥미롭지만 다분히 추상적인 연구 프로젝트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1982년에 리베르 시스템(Liber Systems)의 대표인 스벤 홀름베르크(Sven Holmberg)가 UTOPIA를 기술개발에 있어서의 구체적인 실행으로 전환시키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제안을 해 왔다. 리베르는 당시, 텍스트와 이미지를 완전히 통합해서 처리하는 컴퓨터 시스템 ― TIPS로 알려진 ― 을 개발하는 1000만달러짜리 스칸디나비아 프로젝트에 참가한 주요 회사들 중 하나였다. 스웨덴의 린쾨핑(Linkoeping) 대학에서 개발된 기술에 기반한 TIPS는 당시 인쇄와 출판산업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가장 정교한 컴퓨터 시스템들 가운데 하나였다. 이는 문자입력, 이미지 향상(image enhancement), 페이지 처리(pagination), 그리고 지면배치를 하나의 워크스테이션 속에 통합시키려는 것이었다.

홀름베르크는 리베르의 기술개발 과정에서 하나의 역할을 맡도록 UTOPIA에 제안했다.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리베르 시스템이 인쇄에 어떻게 사용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권고를 담은 일련의 "응용상의 요구사항들(applications specifications)"을 작성해 달라는 것에 동의했다. 그 대신, 프로젝트 팀은 TIPS의 기술 스탭들과 R&D 연구소에 대한 접근권을 얻었다. 리베르 사의 입장에서 보면, UTOPIA와의 협력은 이용자들의 아이디어를 새로운 시스템 속에 통합시키는 하나의 방법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 비록 그 회사가 그렇게 하도록 요구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한편 UTOPIA의 입장에서, 리베르와의 협력은 조만간 시장에 도달할 특정한 기술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됨을 의미하였다.

작년[1984년]에 완성된 UTOPIA의 요구사항들은 노동자들의 요구와 기술적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노력한 결과이다. 예를 들어, 인쇄노동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터미널 화면에서 전체 신문지면을 직접 보면서 작업할 수 있는 능력(capacity)을 획득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심지어 가장 큰 스크린조차도 너무 작아서 신문 지면을 정상적인 크기대로 나타낼 수는 없었다. 결국 글자와 이미지들이 너무 작아져서 뚜렷하게 보이지 않게 될 정도로 신문 지면의 크기를 줄여 스크린에 나타내는 수밖에 없었고, 그렇지 않으면 스크린에 페이지의 일부만을 나타냄으로써 노동자들이 편집하고 있는 지면 전체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을 감수해야만 했다.

UTOPIA와 TIPS의 엔지니어들에 의해 개발된 기술적 절충안에서는, 조판 노동자들이 "렌즈(lenses)"와 "창(viewports)"을 통해 신문 지면의 다른 부분들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제안하였다. 각기 다른 렌즈들은 지면의 크기를 줄이거나, 확대시키거나, 정상 크기로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만일 노동자들이 어떤 문서를 수정하고자 한다면 그 부분을 정상 크기로 볼 수 있게 해 주는 렌즈를 사용하면 되었다. 반면 그들이 기사나 표제, 사진 등을 결합하여 전체적인 디자인을 구성하고자 한다면 페이지 전체를 화면에 맞게 축소시켜 주는 렌즈를 사용하면 되었다. 조판 노동자들은 또한, 동시에 여러 종류의 렌즈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들은 사진이나 그림을 화면의 한 구석에 원래 크기대로 두고 그것을 보기좋게 하면서, 이와 동시에 화면의 다른 구석에선 그 작업의 결과 전체 지면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축소된 형태로 볼 수 있었다. 또 그들은 같은 지면의 다른 편집본들을 스크린에 동시에 띄워놓고 서로 비교할 수도 있었다.

UTOPIA의 요구사항들은 또한 노동자들에게 빠른 속도의 레이저 프린터를 사용할 권한을 부여하도록 하였다. 노동자들과 편집자들은 레이저프린터로 지면배치 결과의 인쇄본(hard-copy)을 출력해 봄으로써, 컴퓨터로 편집된 지면이 실제 인쇄된 페이지에서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를 점검할 수 있게 되었다.

요구사항에서는 [노동]조직과 훈련(training)에 관해서도 언급하였다. 노동자가 사진이나 그래픽 등을 컴퓨터에 입력시키는 "스캐너 스테이션(scanner station)"에 대한 언급이 하나의 예가 된다. UTOPIA는 노동자들이 단순히 컴퓨터에 자료를 입력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지면배치를 위해 사진을 준비하는 작업까지 하도록 해 주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이는 직무를 보다 다양하게 만들어 주고 이후의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병목현상을 피할 수 있게 해 준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기술판매자들이 자신의 특정한 시스템만을 다룰 수 있도록 사용자들을 훈련시킨 반면, UTOPIA는 훈련 속에 펠레 엔이 "그래픽 노동자들을 위한 컴퓨터과학"이라 부른 일반적 교육을 포함시키도록 권고했다. 그러한 훈련은 관리자측에도 유익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인쇄노동자들이 좀더 폭넓게 훈련받을 때, [생산]조직이 새로운 기술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이 사용하는 시스템의 기초를 이루는 구상들을 노동자들이 보다 잘 이해할수록 시스템의 다양한 기능들을 더 잘 사용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질이 높은 생산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펠레 엔은 머지않아 인쇄노동자들이 그들의 기술을 유지·향상시키며 새로운 용도에 적용시키기 위해 시스템을 프로그램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강력하고 새로운 소프트웨어 패키지가 나올 것으로 내다보기까지 하였다.
 

실제적인 문제들
 

리베르는 지난 봄, 자신들이 개발한 TIPS 기술을 공개했다. 지금껏 주문받은 9개의 시스템 가운데 6개의 시스템이 현재 설치되는 중이며, 여기에는 핀란드와 스웨덴에 있는 2개의 신문사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 놀랄 일은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UTOPIA의 아이디어들은 기술연구실에서 신문사의 작업현장으로 옮겨가면서 몇 가지 장애들에 부딪쳤다. 이 장애들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UTOPIA가 앞으로 미칠 궁극적인 영향이 결정될 것이다. UTOPIA 프로젝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는 여전히 미래에 있는지도 모른다.

기술을 설계하고 노동을 조직하는 새로운 모형을 창출하는 것만으로는 고용주들이 실제로 그것들을 사용할 것인지를 보장해 주지 못한다. UTOPIA가 추천한 이용자친화적 소프트웨어의 많은 부분을 리베르가 자신의 시스템 속에 통합시키긴 했지만, 리베르는 노동조직과 훈련에 관한 아이디어의 대부분을 개별적인 고객들의 몫으로 남겨 두었다. 따라서 TIPS 기술이 어떤 특정한 회사의 그래픽 노동자들에 대해 미칠 정확한 영향은 [그 회사의 경영진과 노동자들간의] 복잡한 공식적·비공식적 협상과정에 의존하게 되었다. 여기서 UTOPIA 팀이 추구했던 목표는 다른 사회집단들의 그것과 충돌할 수 있었다.

그 한 예로, 스톡홀름에서 발행되는 일간지인 『아프톤블라뎃 Aftonbladet』에서 TIPS 기술을 도입한 것을 들 수 있겠다. 원래 UTOPIA 참여자들은 신문사에서 새로운 시스템이 어떻게 사용되야 할지를 정의하는 작업을 도와 주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프톤블라뎃』의 경영진은 새로운 시스템을 하루빨리 설치하고자 안달했기 때문에 UTOPIA 팀의 참여를 거부했다. 또한 "그래픽 노동자들의 기술"에 대해 경계의 시선을 보내던 지역기자노조 역시 UTOPIA의 역할에 대해 반대했다. 결국, 프로젝트의 애초 구상들은 노동조합과 경영진, 그리고 노동조합들 사이에 존재하던 전통적 대립의 볼모가 되어 버렸다.

고품질의 생산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숙련노동자들이 첨단기술을 이용한다는 UTOPIA의 개념모형 역시, 신문산업의 일반적 경향에 내재한 문제와 맞닥뜨릴 수 있다. UTOPIA 팀이 기술연구실에서 자신의 구상들을 다듬고 있을 때, 미국의 제조회사들은 "자유-유동 페이지 조판(free-flow page makeup)"이라 알려진, 다른 방식의 컴퓨터화된 페이지 처리 기술을 거의 완성해 가고 있었다. 이것은 편집자들로 하여금 지면배치와 원고정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었다.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리베르는 TIPS에 이러한 특징도 포함시켜야만 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TIPS나 다른 어떤 컴퓨터화된 페이지 처리 시스템이 스칸디나비아의 인쇄산업에서 어떻게 이용될 것인지는 그래픽 노동조합이 기술과 노동에 대해 자신들이 갖고 있는 모형을 옹호하는 주장을 얼마나 잘 펼치느냐에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달려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아마도 UTOPIA가 일구어낸 최대의 성과는 기술과 그것이 가지는 영향에 대해 노동자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갖게끔 기여했다는 점일 것이다. 이러한 지식은 이미 인쇄산업에서의 노-사 협상의 결과에 영향을 주고 있다. 말테 에릭슨은 새로운 제록스 레이저프린터의 도입을 원하는 스톡홀름 소재의 한 인쇄회사 경영진과 협상에 들어간다고 했다. UTOPIA에 참여한 경험의 결과, 에릭슨은 시스템의 노동요구, 노동자들이 그것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데 필요한 기능들, 그리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훈련의 유형 등에 대해 협상 상대편[경영진측]보다 자신이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에릭슨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협상에서 전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고용주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지난 11월, UTOPIA의 요구사항들은 덴마크 그래픽 노동조합(Danish Graphics Worker Union)이 신기술에 대해 내놓은 제안의 기초에 반영됨으로써 처음으로 국가적 수준의 협상에 사용되었다. 그리고 스웨덴신문산업업종연합(Sweden's newspaper-industry trade association)은 노동조합의 새로운 제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이에 대항할 수 있는] 그들 나름의 "시스템 요구사항들"을 개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작업장 기술에 노동조합이라는 딱지를 붙인다는 아이디어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다른 노조들에 퍼져 나갔다. 사무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조들은 최근에 "미래의 사무실(office of the future)"을 위해 독자적인 조직 모형을 창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공표하였다. 프로젝트 책임자를 맡고 있는 노르웨이 컴퓨터 센터의 아르네 파페(Arne Pape)에 따르면, 이 모형은 사무노동에서 전통적으로 견고한 성별 노동분업을 무너뜨리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강조할 것이다. 또다른 프로젝트는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 ― 컴퓨터가 판단을 내리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프로그램 ― 의 설계과정에 어떻게 노동조합과 전문직업 단체들(professional associations)을 참여시킬 수 있을지를 탐구하는 것이다. 간호원들과의 예비적인 현장실험이 현재 오슬로(Oslo)의 큰 병원에서 행해지고 있다. 다른 노동조합들과 연구자들은 컴퓨터통합설계/생산(computer-aided design and manufacturing)이나 소매업, 물류보관업 등의 분야에서도 유사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는 중이다.

규모는 작지만 역동적인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컴퓨터 업계는 이러한 발전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아르네 파페는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노동운동 내에서의 논의를 대단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미래의 시장 경향에 대해 하나의 신호를 제공하는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이제 다른 이들로부터는 들을 수 없는 것들을 노동조합이 지적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거죠."

스칸디나비아 노동운동 내에서의 논의는 심지어 대서양 건너편에까지 파장을 미치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노동조합들이 이미 수년간 대응해 왔던 쟁점들에 비로소 부딪치게 되자, 미국의 몇몇 노동조합들은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노동운동에서 모범과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지난 9월, 미국통신노조(Communications Workers of America, CWA)의 간부들은 AT&T의 관리자들과 함께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방문해서, 노동조합과 회사가 기술이나 그것이 노동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조사하였다. CWA 개발연구 부서의 로렐 포지드(Lorel Foged)는 UTOPIA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도 이러한 방식을 따라 뭔가를 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UTOPIA의 영향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노동자들과 노동조합들이 새로운 기술의 설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점점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현재에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에 국한되어 있지만, 아마도 미래에는 세계의 다른 모든 지역에서 이러한 생각이 실현될 것이다.